Tier 4-16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

티어 4 : Adept of Secrets 비밀의 대가

낮은 티어에서는 유치해 보였던 미스터리 정보와 신비학 지식들이 깊어지기 시작한다. 당신은 이제 온 곳에서 패턴을 인식하기 시작하며, 비밀의 세계에 발끝만 담갔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단계의 정보를 들어봤거나 믿고 있다.

• The Perestroika Deception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

페레스트로이카 기념 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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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트로이카перестройка는 글라스노스트Гласность와 함께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Михаи́л Горбачёв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개혁 개방 정책이다. 글라스노스트가 정보의 자유와 공개, 즉 소련 내에 만연했던 언론 검열 및 어용화, 사상 탄압 등에 대한 변혁으로 '개방'을 뜻한다면, 페레스트로이카는 부패한 관료제 타파, 점진적 시장자유화 추구 등 정치, 경제 상의 개조의 의미로 '개혁'을 뜻한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를 채택한 나라들은 내재된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다. 극도의 중앙집권적 관료제 속에서 소련은 빠르게 공업화를 이뤄내는 데에 성공하였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이러한 관료제가 성장을 가로막고 비효율과 낭비를 막게 되었다. 스탈린 시기에 형성된 관료제 사회는 노멘클라투라(공산귀족, 공산주의 엘리트 지배층)의 부상이라는 폐해를 낳았다.

게다가 소련의 경제 상황 또한 좋지 못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무려 10년에 걸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막대한 군비경쟁, 그리고 소련의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중공업-화학 품목들이 80년대 유가 폭락으로 큰 타격을 맞으며 소련의 인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날이 지나도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분위기는 흉흉해졌다.

 

미하일 고르바초프Михаи́л Горбачёв(1931~2022) 이

이 위기 속의 1985년, 소련의 수장인 서기장으로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등극했다. 54세라는 젊은 나이에 취임한 그는 매우 급진적인 개혁의 칼을 휘둘렀고, 이는 희망찬 미래를 약속했으나 현실은 처참했다.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체제 개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력이 필요했고, 이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글라스노스트라는 개인에 대한 자유의 약속을 보장하였으나, 경직된 관료사회와 당 권위 때문에 도리어 대중은 중앙권력을 외면했고 급기야 개혁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부의 기능마저 마비시키게 되었다. 게다가 경제적인 개혁의 방향성마저 확실하지 않았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개방을 하다 보니 경제는 엉망이 되었다. 이윽고 1991년 소련은 해체, 붕괴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페레스트로이카, 그리고 뒤이은 소련의 붕괴 뒤에는 소련 지도층의 숨은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점진적인 자본주의로의 변화를 위한 시장 개방이나, 관료 사회의 개혁 등이 소련 엘리트층, 특히 KGB의 권력 강화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혹은 아예 페레스트로이카, 뒤이은 소련의 붕괴가 기만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바로 전 KGB 요원이자 탈소련을 하여 서방(정확히는 미국 대사관을 통한 영국)으로 투항한 아나톨리 골리친의 책,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1995)'에서 나온 주장이다. 골리친은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소련의 전략가들은 모스크바와 소련 공화국의 '민족주의(분열주의, 독립주의)' 지도자들 간에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비밀스러운 협력을 숨기고 있다."

"KGB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KGB와 그들의 영향력은 외견상으로는 러시아 정치 시스템의 '민주화'라는 신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변화한 것처럼 홍보되는 중이다."

"소련에서 갓 싹튼 민주주의자, 반공주의자와 민족주의자들 속에는 비밀 공산당원이나 KGB 요원이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정치학자 예브게니아 알바츠Евге́ния Альба́ц에 따르면 실제로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한 러시아의 정치적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KGB였으며, 아마도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뛰어넘는 권력의 실세로 자리잡는 기회가 바로 페레스트로이카였을 것이라고 말하며 골리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1995년 영국의 보수당 의원 크리스토퍼 길Christopher Gill은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공산주의자였던 사람들이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철학과 신념을 받아들여 모든 것을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 저는 이 기회를 빌려 의회와 국가에 변화는 페레스트로이카는 진실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의 저자 아나톨리 골리친Анатолий Голицын

이러한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을 폭로한 아나톨리 골리친은 KGB 전략기획부 소속 소좌(소령) 계급 요원이었다. 그는 1961년 핀란드 헬싱키의 소련 대사관의 KGB 지부 부고문 겸 무관으로 발령되었으나, CIA를 통해 서방으로 망명했다. 이후 그는 서방에서 소련 내부 사정에 대한 권위 있는 발언을 자주 했지만, "서방으로 온 가장 가치 있는 망명객" 또는 "신뢰할 수 없는 음모론자"로 엇갈리는 평을 받는 논란의 인물이 되었다. 그는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 전에 출간한 책인 "옛 것을 위한 새로운 거짓말"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부상과 소련 사회의 자유화 등을 비롯한 소련 사회를 정확하게 예측하였다. 그는 소련이 무너진 뒤에 페레스트로이카 디셉션 출간을 비롯하여 가열하게 "소련이 무너져서 하루 만에 사람들이 자본주의자로 바뀔 수가 없으며, 여전히 KGB를 비롯한 소련의 노멘클라투라(공산귀족, 소련의 지배층)들이 모스크바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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